몽클레어, 지방시, 아르마니 등 유명 해외 브랜드 30여개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신세계백화점의 해외사업부에서 시작한 회사다. 1996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뒤 해외 명품사업을 강화해 현재 국내외 브랜드 4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 한섬 등 유명 패션기업이 탐냈던 알렉산더 왕, 셀린느, 지방시 등 인기 브랜드가 이 회사와 판권계약을 맺을 만큼 ‘해외 브랜드의 강자’로 꼽힌다.
화려한 라인업 갖춘 SI, 실적도 '활짝'
◆수익성 개선으로 ‘깜짝 실적’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1분기에 매출 2416억원, 영업이익 80억원, 순이익 96억원으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냈다. 작년 동기보다 각각 17.8%, 60.9%, 75.4% 증가한 수치로 증권가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실적 개선 폭에 비해 주가 상승세는 미진하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9%(1500원) 오른 12만7500원에 마감했다. 올초 11만4000원이던 주가는 6개월 동안 11.8% 오르는 데 그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3개월 뒤 목표주가 평균치는 14만4222원이다. 현재 주가(12만7500원)보다 13.1% 높다. 증권사들은 최근 이 회사의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를 종전보다 37.5%가량 높였다. 이 회사가 속해 있는 경기소비재 업종의 평균 순이익 추정치를 13%가량 낮춘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사들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매출액을 1조119억원, 영업이익을 306억원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 16만원에 ‘매수’ 의견을 낸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패션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그룹이 추진 중인 면세점사업과도 연관돼 있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주가가 조정받는 있는 현시점이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 보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익이 개선된 이유로는 제품군 다변화와 유통망 확대가 꼽힌다. 이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서원식 상무는 “저성장기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깜짝 실적을 내는 데 주효했다”며 “성장 가능성과 잠재가치를 감안했을 때 주가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올 1분기에 ‘자주’ 등 생활소품(라이프스타일) 사업부문이 15% 성장했고, 아울렛 판매망을 넓혀 이월 재고를 최소화해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가격대별로 저가부터 수천만원짜리 고급 브랜드를 두루 갖췄기 때문에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아울렛 등 여러 유통채널에서 골고루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1년 인수한 톰보이(신세계톰보이)는 지난해 매출 902억원, 영업이익 4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까지 매출 5조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주도해 인수한 비디비치코스메틱 등 화장품부문도 새 사업군으로 확보했다. 그룹 차원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향후 목표를 ‘2023년까지 매출 5조원’으로 잡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상무는 “앞으로도 패션, 화장품, 라이프스타일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3년 연속 주당 600원씩을 현금 배당한 이 회사는 올해도 배당 계획을 갖고 있다. 서 상무는 “연간 경영실적이 확정되면 (이익분을) 배당금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