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포장 창업주, 자녀에 안 넘기고 매각

태림포장공업은 6일 대주주인 정동섭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 58.9%를 IMM PE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태림포장공업 자회사인 동일제지 지분 34.54%도 IMM PE에 팔기로 했다. 태성산업 월산 비코 동림로지스틱 동원제지 등 태림포장공업과 동일제지의 핵심 자회사 다섯 곳도 IMM PE가 사들인다. 일곱 곳의 매각가격은 약 3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1976년 창업한 태림포장공업은 골판지 제조와 포장을 중심으로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제지업체다. 지난해 매출 3520억원, 순이익 179억원을 올렸다.

정 회장 동생인 정영섭 부회장은 동일제지와 월산 대표, 장남인 정상문 사장은 태림포장공업 대표, 차남인 정유천 사장은 제이타우젠트 대표를 맡고 있다. 두 명의 사위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주력 회사인 태림포장공업의 경우 정 회장 지분(6.67%)보다 정 부회장(4.89%)과 정상문 사장(18.27%) 지분이 더 많다.
이재우 PEF협의회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전에 둔 중소·중견그룹이 늘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처럼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제3자에 매각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회장은 작년 초부터 회사경영권을 인수할 곳을 물색했다. IMM PE와 약 1년간 협상을 진행, 지난 4일 최종 타결했다. 정 회장은 직접 회사 매각 협상에 참여했다.
정 회장은 골판지 제조 및 포장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계열사는 IMM PE로부터 되사올 계획이다. 제이타우젠트(골프장), 대성강화판지(부동산 관리), 코렌소코리아(화장지 지관) 등이 대상이며 인수가격은 총 1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 일가가 받는 현금은 약 2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정 부회장은 “회사 재인수 대금(1000억원)이 태림포장공업 등 기업으로 유입돼 회사 재무구조가 견실해질 것”이라며 “해외 진출과 임직원 복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IMM PE는 회사를 인수한 뒤 경영합리화와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IMM PE는 현재 2조원 안팎의 자금(AUM)을 굴리는 PEF 운용사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