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호 이글아이드 사장(사진)은 “오랫동안 골프화에 집중했기 때문에 품질은 글로벌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며 “소재와 디자인 등을 따져봐도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원래 골프화 밑바닥에 들어가는 스파이크를 만들었다. 1987년 협진ECS란 회사를 창업해 골프화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 ‘한국에도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골프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처음 내놓은 것은 ‘10도 골프화’였다. 신발 바닥 바깥쪽을 높여 안쪽으로 10도 기울어지게 한 제품이다. 스윙할 때 하체가 자주 무너지는 아마추어 골퍼를 겨냥했다. ‘타수를 줄여주는 골프화’라고 광고했다. 출시 초반 조금 팔리다 이내 매출이 줄었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과 맞서 싸우기에는 마케팅, 디자인 등 모든 게 버거웠다. 같은 시기에 골프화 사업을 하던 7~8곳의 업체는 대부분 부도가 나거나 사세가 쪼그라들었다.
김 사장은 꿋꿋하게 버텼다. 주변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니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만류했지만 그는 반대로 더 투자했다. 2011년부터 새로운 소재를 찾아나섰다. 독일 항공기 소재 업체에서 딱 맞는 제품을 찾아냈다. 디자인도 완전히 바꿨다. 새 제품을 본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김 사장은 요즘도 고민이 많다. 김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 등 일부 업종과 산업에 지원 프로그램이 편중돼 있다”며 “골프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골프가 사치산업이란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