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 작품·감독·각본·촬영상 '4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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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
"역한 김치 냄새" 영화속 대사 한국문화 비하 논란
남우주연상 에디 레드메인, 여우주연상 줄리앤 무어
"역한 김치 냄새" 영화속 대사 한국문화 비하 논란
남우주연상 에디 레드메인, 여우주연상 줄리앤 무어


‘버드맨’의 촬영감독 에마누엘 루베즈키는 지난해 ‘그래비티’에 이어 2년 연속 촬영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버드맨’에는 김치를 깎아내리는 대사가 포함돼 한국비하 논란이 일고 있다. 주인공의 딸로 등장한 배우 에마 스톤이 꽃을 가리키며 “모두 김치같이 역한 냄새가 난다(It all smells like fucking kimchi)”고 말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 영화를 홍보하는 국내 대행사인 이가영화사 관계자는 “신경질적인 딸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대사일 뿐 한국 문화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버드맨’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각각 4관왕에 오른 데 이어 ‘위플래쉬’가 편집, 음향, 남우조연 등 3관왕에 올랐다. 신입 드럼 연주자에게 폭군처럼 무섭게 가르치는 지휘자 역을 인상적으로 해낸 J K 시먼스가 예상대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남녀주연상은 난치병 환자 역을 열연한 배우들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실화를 다룬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 여우주연상은 치매에 걸린 언어학자를 기품있게 표현한 ‘스틸 앨리스’의 줄리앤 무어가 받았다. 무어는 칸, 베니스, 베를린 등 3대 국제영화제에 이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석권한 첫 여배우가 됐다.
레드메인은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모든 분, 호킹 가족과 함께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무어는 “오스카상을 타면 수명이 5년 연장된다는 글을 읽었다”고 좌중을 웃긴 뒤 “이 영화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재조명할 기회가 생겼고, 환자들도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1000만명 이상을 모았던 SF ‘인터스텔라’는 시각효과상을 하나 받는 데 그쳤다. 외국어영화상은 폴란드의 불행한 역사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을 수려한 영상미로 표현한 ‘이다’, 장편 다큐멘터리상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한 전 NS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이야기를 담은 ‘시티즌포’가 받았다.
화려한 축하공연이 곁들여졌다. 팝 그룹 마룬5의 애덤 러빈이 자신이 출연한 영화 ‘비긴 어게인’의 OST ‘로스트 스타’를 불렀고, 존 레전드는 주제가상을 받은 영화 ‘셀마’의 ‘글로리’를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했다. 레이디 가가도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50주년 헌정 무대를 꾸몄다. 사회자로 나선 닐 패트릭 해리스는 ‘버드맨’의 한 장면처럼 팬티만 입고 무대에 등장해 전 세계 시청자들의 허리를 꺾어놨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