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소비자의 얼어붙은 지갑을 열게 하는 ‘작은 사치’와 관련된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미용과 식음료, 건강관리, 취미활동 등의 분야에서 ‘제값’을 치르겠다는 소비풍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 무풍지대 ‘미용주’
13일 코스닥시장에서 미용·성형과 관련된 업체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피부미용 의료기기 제조업체 하이로닉은 9.51% 상승한 1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이로닉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0% 늘어난 228억원, 영업이익이 112.4% 증가한 77억원이라는 실적발표 영향이 컸다. 미용성형 관련업체 휴메딕스도 이날 6.67% 올랐다. 휴메딕스는 성형수술 등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인 필러(피부가 함몰되거나 낮은 부분에 주입해 높이는 소재)와 관절염 치료제를 생산하는 업체다. 국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메디톡스는 이날 1.15% 하락했지만 올 들어 상승률은 18.00%에 이른다.
미용·성형 관련주의 강세는 ‘작은 사치’ 풍조와 관련이 깊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미래를 위한 저축보다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개인미용에 쓰는 비용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보톡스와 필러의 국내 시장은 2000억원대 규모에 이르고 보톡스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10%대에 이른다”며 “과거에는 중년 이상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30대 초반까지 외모를 가꾸기 위해 보톡스를 맞는 등 미용·성형 관련 고객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여행주 강세
개인의 취미생활이나 여가생활과 관련한 종목도 ‘작은 사치’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백찬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먹고 꾸미고 즐기는 일상의 소비여력 내에서 사치스러운 만족감을 주는 품목에 대한 지출은 느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취미 관련주로는 서울옥션이 대표로 꼽힌다. 이달 들어서만 14.91% 뛴 서울옥션은 미술품 거래 대중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뮤지컬이나 연극 등 공연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공연 및 티켓 판매 사업을 하는 인터파크 INT도 관심주로 꼽히고 있다. 개인 자유여행이 늘면서 이달 들어 하나투어는 14.75%, 모두투어는 8.84% 올랐다.
이 밖에 꾸미고 가꾸는 분야와 관련한 상대적으로 ‘소규모 지출’이 느는 풍조에 힘입어 고급 스마트폰 케이스와 액세서리를 만드는 슈피겐코리아도 이달에만 27.38% 상승하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