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유럽發 훈풍에 반등 예상…외국인 매수 지속
23일 국내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발표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ECB는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오는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19개월간 매월 600억유로(약 75조5000억원)의 자산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계획대로라면 ECB는 내년 9월까지 적어도 1조1400억유로 이상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게 된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ECB가 약 50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소식에 간밤 미국 증시는 3대 지수 모두 1% 넘게 급등하며 상승 마감했다. ECB가 기대 기대 이상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실적 시즌에 대한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약보합 마감했다. 현대차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성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그러나 이날 증시에서는 ECB 양적완화 발표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및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실적 우려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 수급에서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신호들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ECB의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 국내증시로 외국계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매도세로 일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로존 양적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매수세로 전환했다"며 "배당락 이후 지속적으로 출회되었던 프로그램 순매도세 역시 매수로 돌아서는 등 국내 증시의 수급부담이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에 따라 등락이 결정되고, 정황상 외국인 매수가 돌아오는 모양새"라며 "지금은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감에 일단 올라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커지겠지만, 실적시즌 진입으로 변동성 확대는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면밀한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의 1920선 안착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실적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업종 및 종목별 대응을 강화하 는 전략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하드웨어, 반도체, 생활용품 등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최근 반등세를 시현하고 있는 낙폭과대 업종군에 대해서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