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스위스발(發) 충격에서 벗어나 1900선을 회복했지만, 지수의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현대·기아차 실적이 발표될 이번주가 당분간 지수의 향방을 결정할 '단기 분기점'으로 떠올랐다.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예상치를 부합하거나 웃돌면 단기 낙폭과대주(조선, 건설, 에너지 등)를, 예상치를 밑돌거나 쇼크일 경우 실적 호전주(운송, 호텔·레저, 철강, 건강관리 등)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4분기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특히 현대차, 삼성SDS(이상 22일), 기아차, 현대위아, 현대모비스(23일) 등 주요 대표기업 실적발표 이후로 실적 불확실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내 상장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 들어서만 약 7% 이상 하향 조정, 26조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4분기 실적 불확실성과 함께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대신증권 이경민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이번 실적시즌은 삼성전자의 '깜짝실적'으로 기분좋게 시작했지만, 단기 분기점은 현대·기아차그룹 실적이 발표되는 이번주 후반"이라며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기아차 실적까지 양호하면 코스피 내 투자심리는 눈에 띄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코스피의 대장주이자 대표적인 수출주로서 역할과 동시에 그동안 부진했던 대형·수출주의 반등시도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면서 "삼성전자에서 가능성을 보인 환율효과가 다시 한 번 확인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될 경우 코스피시장의 매기 확대와 함께 수출·대형주(조선, 건설, 에너지)의 저가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반대로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거나 쇼크수준의 결과라면 투자자들은 좀 더 확실한 이익개선세가 뚜렷한 업종(운송, 건강관리, 호텔·레저, 철강)과 종목에 집중도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