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신입 40% 입사 포기…비상 걸린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의 대졸 신입 공채 합격자 중 40% 이상이 입사(入社)를 포기해 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평균 경쟁률이 100 대 1을 웃도는 대기업 공채에서 이탈자 비율이 40%를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8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하반기 선발한 대졸 공채 합격자 115명 중 60여명만 지난주 시작된 신입사원 교육에 참석하고, 50명 정도는 입사를 포기하고 다른 기업을 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졸신입 40% 입사 포기…비상 걸린 한국타이어
국내 1위 타이어 업체임에도 이처럼 신입 직원 이탈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자, 조양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경영운영본부장(사장)이 “낮은 기업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숙제”라며 직접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의 신입사원 이탈 비율은 10% 미만이다.

한국타이어 안팎에선 신입사원 이탈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로 크게 세 가지 원인을 꼽고 있다. 먼저 근무환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여 수준이 낮기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타이어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세전 3500만~4000만원으로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대기업보다 1000만원 이상 적다.

지방 근무가 많은 것도 입사 포기자가 많은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타이어 본사는 서울 역삼동이지만, 신입사원 중 연구개발직(R&D)과 영업직은 주로 대전과 충남 금산 등 비수도권에서 일해야 한다. R&D 직군 합격자 가운데 상당수는 수도권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금호타이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2013년 9월 경기 용인에 중앙연구소를 세웠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한국타이어가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말 기준 한국타이어 전체 직원 6971명 중 여직원 비율은 4.1%다.

대졸신입 40% 입사 포기…비상 걸린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공채 신입사원뿐 아니라 입사 후 회사를 그만두는 기존 직원들도 많아 작년 9월 기준 전체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도 11.7년으로 금호타이어(16.9년)보다 낮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수년간 신입사원을 대규모로 뽑아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낮아졌고 올해만 예외적으로 공채 합격자 중 이탈자가 많았다”며 “현재로선 추가로 신입사원을 선발해 결원을 메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공태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