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인천대화] 황병서 2인자 확인…7살 많은 김양건, 깍듯하게 예우
지난 4일 방한했던 북한 대표단 내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이어 북한 내 2인자로 꼽힌다. 황병서는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올해 3월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고, 4월 초 대장으로 진급한 뒤 곧이어 차수에 올랐다. 5월에는 최용해를 밀어내고 군 총정치국장이 되면서 군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

최용해 노동당 비서는 북한에서 김일성 직계인 ‘백두 혈통’ 다음가는 ‘빨치산 혈통’으로 현재 북한 내 권력서열에선 3위권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군 직책에서 물러나면서 이보다 더 서열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최용해는 2012년 4월 군 총정치국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요직을 꿰찼고 김정은 체제에서 장성택과 함께 2인자 자리를 다툴 인물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 5월 황병서에게 군 총정치국장 자리를 내준 데 이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그러나 최용해는 지난달 장성택의 후임으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임명됐다. 스포츠를 통한 선전을 중시하는 김정은 체제 성격상 요직으로 꼽힌다. 주요 직책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전히 근로단체를 담당하는 당 비서직을 맡고 있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는 북한 내 공식 서열은 ‘10위권’으로 평가되지만 ‘김정일의 복심’으로 불렸고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왔다는 점에서 실질적 서열은 그보다 더 높다는 평가다.

이번 방남에서 김양건은 자신보다 일곱 살 적은 황병서를 깍듯이 예우했다. 그는 오찬회담에서 황병서 대신 모두발언을 하면서 “우리 총정치국장 동지(의) 승인(을) 받아서 간단히 발언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 총정치국장이 오셨다. 개막식도 아니고 폐막식이지만 우리 총정치국장이 왔다”고 강조해 말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3인이 각각 직책에 맞게 방문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황병서는 김정은의 메시지 전달, 최용해는 북한 선수단 격려, 김양건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 전달 등의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