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신소재 도입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금속·합성 사파이어 등 신소재 입는 스마트폰
플라스틱 위주였던 스마트폰이 금속, 합성 사파이어, 데님 섬유 등을 입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신소재를 찾는 이유는 디자인과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스펙 경쟁이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데 더 이상 영향을 끼치지 못하자 방향을 튼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애플이 다음달 출시할 아이폰6와 스마트워치에 합성 사파이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사파이어로 만든 화면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GT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와 5억78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이 사파이어를 사용하려는 이유는 유리보다 강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사파이어를 사용하면 사용자가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려도 잘 깨지지 않고, 날카로운 것에 긁혀도 흠집이 잘 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사자마자 액정보호 필름을 붙이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5s의 홈버튼과 카메라 렌즈 부분에 사파이어를 사용했다. 유리보다 생산 단가가 높아 전면에 도입하기는 어려웠다. 사파이어 생산 단가는 개당 16달러로 현재 사용 중인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개당 3달러)보다 5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애플이 고가 모델에만 사파이어를 사용하고 일반 모델은 유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소재 채택을 통한 혁신은 애플의 주특기다. 2009년 말 한국에 출시된 아이폰3GS는 손에 착 감기는 유선형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광택이 도는 소재로 인기를 모았다. 강도가 높고 질감이 고급스럽기로 유명한 몽블랑 플라스틱 덕분이다. 몽블랑 펜에 쓰이는 명품 플라스틱으로 아이폰을 뒤덮었다.

아이폰4에서는 고강도의 스테인리스 스틸 테두리에 앞뒷면을 강화유리로 마감했다. 대부분 업체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던 시절, 애플은 금속과 유리의 세련된 조화를 보여줬다.

2012년 출시된 아이폰5는 또 진화했다. 맥북에어에 쓰여 호평받았던 산화피막 처리 알루미늄을 썼다. 아이폰4보다 더 가볍고 잘 깨지지 않는다. 각이 질 수밖에 없는 알루미늄 테두리는 다이아몬드로 깎아내 정교하게 마감했다.

금속·합성 사파이어 등 신소재 입는 스마트폰
삼성전자는 메탈 소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처음으로 메탈 소재를 도입한 갤럭시 알파를 공개했다. 테두리를 메탈 프레임으로 감싸 떨어뜨려도 충격을 덜 받도록 했고, 금속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갤럭시 알파는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HD(고화질)급으로 최근 나온 제품보다 낮다. 사양보다는 디자인과 촉감 등 사용자의 감성적 경험에 방점을 찍은 기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노트3를 출시하면서 후면 케이스에 가죽 느낌의 스티치 마감을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국 업체 원플러스원도 후면 케이스에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후면 케이스를 ‘스타일스와프’라고 이름 붙이고 사포처럼 거친 느낌의 샌드스톤과 부드러운 실크 소재의 케이스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방탄조끼 등에 사용되는 고강도 케블라 섬유, 청바지에 쓰이는 데님, 대나무 등의 소재도 도입키로 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