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변동성의 파도’에 올라탄 모습이다. 최근 6거래일 코스피지수 종가 고점은 2080.42, 저점은 2031.10으로 변동폭이 50포인트에 달했다. 하루 거래로 초점을 좁혀도 지수의 출렁임이 심하다. 외국인이나 기관이 장중에 매매의 방향을 트는 일이 많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출렁이는 '변동성 파도' 휩쓸렸다간…
○울었다 웃었다, 정신없는 코스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1일부터 11일까지 코스피지수의 하루평균 변동폭은 9.7포인트로 나타났다. 지난달 평균보다 2.9포인트나 넓게 벌어졌다. 코스피200에 포함된 종목들의 주가가 얼마나 출렁였는지를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도 껑충 뛰었다. 7월 중순까지 10~11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던 변동성 지수가 지난달 말 이후 12 이상으로 높아졌다. 13을 넘어선 날이 3거래일에 달했으며 이날도 12.39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습 승인과 같은 글로벌 거시 변수들이 수시로 튀어나오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증시 주체에 따라 글로벌 이벤트의 해석이 다르다 보니 매수, 매도 전략이 엇갈리는 일이 잦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해석이다. 오는 14일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것도 주가 변동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여름 휴가철을 맞으면서 큰손 투자자들이 자리를 비워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증시 역시 지수의 출렁임이 심해진 데 따른 해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름 휴가철이 되면 시장 참여자들이 줄고 매수와 매도 호가가 구간별로 듬성듬성 비는 일이 잦아진다”며 “개별 종목의 호가 공백이 주가 급등, 급락으로 이어지는 일이 잦다 보니 지수도 출렁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렁이는 '변동성 파도' 휩쓸렸다간…
○고변동성 장세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변동성은 큰 반면 방향성은 없는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 2080선 돌파의 주역이었던 외국인들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외국인 투자자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7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데 이어 11일에도 순매도(319억원) 기조를 이어갔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센터장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에 따른 지수 상승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습 승인과 같은 대외 악재가 겹쳤다”며 “다른 뚜렷한 상승동력을 찾기 힘든 만큼 등락이 반복되는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당분간은 장 분위기가 혼돈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수령은 금통위의 금리 인하 여부와 폭이 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다른 불안 요소를 잠재울 수 있지만 동결로 결론나면 지수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예측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준 금리를 0.25% 내리고 여기에 ‘립서비스’를 추가하는 정도의 수준이면 시장이 만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형석/김동욱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