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삼성카드 앱카드 명의도용 사고와 관련해 신용카드사와 은행 등 26개 금융회사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삼성카드 앱카드 명의도용 사건과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9일 신한카드와 롯데카드에 이어 이날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의 수사 대상에는 은행·카드사·우체국·신협 등 26개 금융회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삼성카드 앱카드 명의도용 당시 범죄에 사용된 두 개의 IP주소를 확인하고, 다른 금융회사에 같은 IP주소로 개설된 앱카드가 있는지와 이를 통한 부정 사용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또 은행·우체국 등에서도 범죄에 사용된 IP주소로 부정 매출이 발생했는지를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중순 자사 앱카드를 이용하는 고객 53명의 명의로 300건의 부정 매출이 발생한 사실을 감지하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관계자는 “압수수색 대상은 삼성카드와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유사 피해가 의심되는 곳”이라며 “삼성카드 앱카드 명의도용과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KB국민·현대·롯데카드 등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카드사들은 자체 확인 결과 부정 매출 건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수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이들 카드사는 자체조사를 통해 자사에서는 유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고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최종 보고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통상적인 압수수색이 아니라 IP주소 대조를 위한 수사협조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은행과 KB국민·롯데·삼성·신한·현대카드는 앱카드를 공동 개발하고 감독기관의 승인을 얻어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했다.

이지훈/홍선표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