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레코드 박스 세트 데이' 등 잇단 행사
이런 상승세는 2007년 미국에서 음반 마니아들이 시작한 ‘레코드 스토어 데이’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매년 4월 셋째 주 토요일 전 세계 수백여곳의 레코드 가게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음반 특별 판매와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뮤지션들이 이날을 위해 3000~5000장 정도 한정판 LP를 만들어 판다. 올해도 내달 19일 미국 영국 호주 브라질 일본 홍콩 등 22개국에서 행사가 열린다. 데이비드 보위, 콜드플레이, 드림 시어터, 그린데이, 오아시스, 너바나 등 다양한 뮤지션의 한정판 LP가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이 행사가 열리지 않고 있다.
‘서울 레코드 페어’도 이르면 오는 5월 말께 열린다. 2011년 처음 열린 이후 이번이 4회째다. 다양한 업체와 개인이 참여해 LP 등 희귀 음반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음반의 역할이 ‘감상’에서 ‘소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음반 대신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을 듣는다. 음반을 구입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소장’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소장용이라면 CD보다는 크기가 큰 LP에 관심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조용필, 들국화 같은 ‘노장’은 물론 빅뱅의 지드래곤, 2AM, 장기하와 얼굴들 등 젊은 가수까지 잇따라 LP를 내놓은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CD도 소장 가치를 높인 ‘패키지형 음반’이 늘고 있다. CD 사이즈의 음반 대신 각종 화보집 등을 함께 넣는 식이다. 이런 경향은 음반을 구입하는 팬층이 두터운 아이돌 그룹에서 두드러진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음악 감상의 대세가 음반에서 디지털로 완전히 넘어갔지만 LP나 CD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레코드 스토어 데이를 비롯한 음반 판매 행사는 이런 옛 문화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