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겪는 사소한 불편이 곧 창업 아이템"
브라질 청년 탈리스 고메스(27·사진)는 2011년 6월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리에서 집에 가는 택시를 잡느라 한 시간을 허비했다. 이 불쾌한 경험은 간단하게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인 이지택시(Easy Taxi) 개발로 이어졌고 대학 중퇴 학력의 고메스는 3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은 신세대 정보기술(IT) 리더로 발돋움했다. 세계 26개국 92개 도시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이지택시의 창업자인 고메스는 최근 포브스 브라질로부터 ‘IT 업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 30인’으로 선정됐고, ‘브라질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로 통한다.

11일 서울 연세대 대우관 강의실에서 150여명의 한국 대학생과 만난 고메스 대표는 “창업을 하고 싶다면 책상에 앉아 아이디어만 생각하지 말고 거리로 나가 문제점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이지택시는 스마트폰으로 승객과 택시기사를 바로 이어주는 간단한 앱이다. 다른 사람들도 택시를 바로 타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봤던 고메스 대표는 친구들과 함께 2011년 이지택시를 개발했다. 브라질에서 열린 벤처 경진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이지택시는 쉽고 빠르게 택시를 탈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급격히 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 앱을 다운받아 이용하는 사람들은 400만명이 넘고 한국에서도 1만명의 택시기사와 5만명의 승객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핫도그를 팔아도 좋으니 거리로 나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보라”며 학생들에게 도전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고메스 대표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불편이 무엇인지 알아야 사업 아이템과 시장을 찾아낼 수 있다”며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호텔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다가가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묻고 스마트폰이 없는 택시 기사에게는 싼값에 임대해주며 스스로 시장을 개척했다”고 자신만의 경험을 들려줬다.

브라질 최대 마케팅 전문대학인 ESPN의 소셜커뮤니케이션즈학과에 입학한 고메스였지만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2년 만에 중퇴했다. 그는 “대학을 정상적으로 마치는 방법도 있었지만 나는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기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택시는 이용자를 호텔이나 클럽 등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업소 등으로 확대하고 삼성이나 SK텔레콤 등 국내 유명 대기업과도 사업 확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강연은 연세경영 100주년 기념 첫 번째 글로벌 CEO 포럼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학장은 “창조경제 시대에 학생들에게 글로벌 창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와 자신감이 필요하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