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봄 같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봄볕보다 황사가 내 마음을 대변할 때, 나만 피해가는 것 같은 해가 서러울 때. 당신의 부재를 내 탓이라 여기며 자책하던, 기다림으로 서러움을 이겨보려던 무모한 시절. 그 땐 멀리 지나갔지만, 이젠 그 때가 지나가버렸다는 게, 다신 오지 않는다는 게 서럽습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