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테이블·벽면의 흑백사진, 은은한 조명과 묘한 조화
美서 유통되는 최고급 고기 사용…잘라서 보관하면 육질 떨어져…1인분 주문은 불가
컵·냅킨 모두 미국서 공수…고객 개인용 나이프 보관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하우스 내부에 들어서면 원목으로 된 테이블이 먼저 눈에 띈다. 은은한 빛깔의 조명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왜 고깃집에 ‘헛간’이라는 뜻의 반(barn)을 명칭으로 썼는지 알게 해준다. 영화에서 본 미국 시골농가의 헛간에 흔히 나오는 나무의 투박함에서 읽을 수 있는 꾸미지 않은 멋과 약간은 어두워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전해졌다.


그러나 당황스러웠던 것은 1인분을 주문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곳에서 쓰는 고기는 모두 미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소고기 중 3~5% 정도에만 부여되는 최고급 등급만 쓴다. 최소 두 명이 먹을 수 있는 750g 정도를 시켜야 고기 한 덩이를 가지고 요리할 수 있다. 1인분을 주문하면 자르고 남은 부위를 보관해야 한다. 고기는 잘려 나갈 때마다 육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손님에게 최상의 맛을 선보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수입한 덩어리 그대로 요리하기 위해서 칼을 가급적 덜 대고 보관하는 게 원칙이다.

15분 뒤 고기가 나왔다.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하우스에서는 구워진 고기를 손님에게 보여준 다음 이를 먹기 좋게 잘라서 내온다. 뼈에 붙어 있는 고기는 셰프가 직접 장갑을 끼고 테이블로 와서 발라준다. 사용하는 모든 접시를 데워 고기가 식지 않도록 서비스하는 것도 특징이다. 스테이크는 부드럽다기보다 쫀득했다. 진공 상태에서 저온 숙성시켜 씹는 맛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부드럽게 입에서 녹는 맛은 아니지만 육질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독특한 맛이었다.
코스 메뉴는 따로 없다. 런치 메뉴로는 더 반 클래식 햄버거스테이크가 유명하다. 계란 프라이가 위에 올려진 옛날식 햄버거스테이크다. 프라임 등급의 소고기를 다져 만들었다.

단골 VIP 고객에게는 개인 나이프를 제작해준다. 이니셜을 나이프에 새겨 넣은 뒤 별도로 보관하는 것. 현재 이곳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나이프를 두고 올 때마다 꺼내 쓰는 고객 수는 50여명에 이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