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전화로 보험·카드가입 권유 금지

한국경제신문이 25~26일 개인정보 매매시장의 브로커 및 대출모집인 10여명과 접촉해 ‘개인정보를 어디에서 구하느냐’고 묻자 이들은 “개인정보가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자 가장 쉽게 빼돌릴 수 있는 곳은 TM센터”라고 공통적으로 대답했다. 이들은 “KB국민·농협·롯데 등 카드 3사에서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기 전에도 TM센터 등을 통해 상당수 개인정보가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10년간 개인정보 브로커를 했다는 A씨는 “여러 회사가 가진 개인정보는 제휴 관계를 통해 결국 카드사 등이 운영하는 TM센터로 모인다”며 “대부분 비정규직이 일하는 TM센터는 직원 관리가 허술해 정보를 빼내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TM센터 내부자와 거래하거나 위장 취업해 정보를 빼낸 뒤 퇴사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브로커가 연간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대출모집인과 브로커를 겸하고 있는 B씨는 “인터넷쇼핑 등 카드를 사용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정보가 새나간다고 보면 된다”며 자신이 가진 다섯 명의 개인정보를 샘플로 보내줬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가 전화로 대출과 보험 및 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행위를 27일부터 오는 3월 말까지 금지하기로 했다. 카드사가 보험상품을 파는 카드슈랑스도 금지된다. 다만 온라인보험사는 제외된다.
정부는 또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26일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금융범죄 이용 가능성이 높은 전화번호 사용을 즉시 정지하는 ‘신속 이용정지제도’를 도입, 다음달 초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김일규/류시훈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