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업체 금호통상 가보니 "2년 만에 판매 늘었어요"
“이번에도 매출이 줄면 한강에 뛰어들려고 했습니다. 매출 늘었다는 보고를 받은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수산물 가공업체인 금호통상의 김철균 대표에게 지난 1년은 악몽과 같았다. 각종 사건에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여파로 수산물 소비가 급감해서다. 그랬던 김 대표의 얼굴에 오랜만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설을 앞두고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찾아간 경기 고양시 성석동 금호통상 가공공장(사진)엔 활기가 넘쳤다. 한 직원이 냉동창고에 있는 굴비를 꺼내 소금을 뿌리고 작업대에 올려 놓으면 네 명이 두 줄로 서 스무 마리(한 두름)씩 엮는다. 엮인 굴비는 세척과 냉풍건조를 거쳐 열 마리 또는 스무 마리씩 선물세트 포장용기에 담긴다. 이렇게 하루 3만마리의 굴비를 출하한다.

이 회사 매출이 올 들어 증가세로 전환한 데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굴비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이마트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굴비 매출은 작년 설보다 27.6% 증가했다. 덕분에 금호통상의 굴비 매출도 10%가량 늘었다. 금호통상은 매출의 95%를 이마트에 납품해 얻는다.

명절 인기 선물 중 하나인 굴비는 지난해 설과 추석엔 판매가 급감했다. 설엔 원산지 허위 표시 사건과 노로바이러스, 추석 땐 방사능 오염수 유출이 굴비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마트의 굴비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설에 25.0%, 추석엔 9.4% 줄었다. 김영준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수산 부문을 맡은 지 2년 됐는데 명절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바이어는 “소비자들이 방사능 오염수가 초래한 불안감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굴비 가격이 작년보다 5~10% 떨어진 것도 수요가 증가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