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찾지 않은 미니金선물
미니금선물이 거래량 부족으로 ‘유동성 관리상품’에 지정됐다. 전문가들은 금 현물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어 파생상품을 통한 헤지(위험회피) 수요가 많지 않은 것을 거래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분석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3월24일로 예정된 금 현물시장 개설에 맞춰 미니금선물 유동성공급자(LP) 지정과 현행 100g인 거래 단위의 축소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현·선물 기준가격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니금선물 하루 평균 29계약


7일 한국거래소의 ‘2014년 1월 파생상품시장 유동성관리상품 지정현황’에 따르면 미니금선물은 2010년 9월13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일 유동성관리상품으로 지정됐다. 유동성관리상품은 직전 3개월간 하루 평균 거래량이 일정 요건(주가지수 파생상품 300계약, 개별주식 파생상품 50계약, 금리 파생상품 200계약, 통화 파생상품 100계약, 금·돈육 파생상품 50계약)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매달 첫 거래일에 거래소가 지정한다. 미니금선물의 지난 2일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29계약이다. 유동성관리상품으로 지정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거래소는 LP 지정 또는 상장폐지를 논의할 수 있다.

미니금선물은 금괴 보유자나 귀금속 생산업체 등 투자자들이 금 현물 가격의 급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유용한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 금 2㎏(현재 g당 4만5000원 가정)이 2개월 후에 필요한데 금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미니금선물 20계약(2㎏÷거래단위 100g)을 약 810만원(g당 금선물가격×100g×20계약×증거금률 9%)에 매수해 향후 금값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4월 금선물 기본예탁금(거래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을 5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하향 조정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 같은 거래 활성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니금선물 거래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금 시장은 상인들끼리 ‘알음알음’으로 사고파는 시장이어서 공개시장인 선물을 통한 헤지거래 수요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석호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부장은 “미니금선물 LP 계약이 지난해 9월 종료된 이후 재지정하지 않았다”며 “거래량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거래 단위 축소 등 활성화 방안 추진

거래소는 금 현물시장 개설을 계기로 현·선물 연계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미니금선물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100g인 거래 단위를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들과 논의해 금 현물시장 거래 단위(1g)와 최대한 맞추고 LP를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기준가격인 런던 금시장 오전 금 기준가격을 금 현물시장 거래가격으로 바꿔 현·선물 기준가격을 같게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