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서 대박나니 주가도 홈런…홈쇼핑-中企 '궁합' 좋네
홈쇼핑 히트상품을 배출한 중소형 상장사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 속에서도 홈쇼핑 판매로 실적을 올리거나 제품 인지도가 높아진 업체들은 증시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행을 많이 타는 홈쇼핑 제품라인의 특성상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쇼핑 협력업체 수혜 ‘톡톡’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10월 상장 이후 기관 매수가 지속되며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공모가가 4만원인 이 회사 주식은 상장 직후 9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지만 여전히 9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7일 종가는 7100원(8.46%) 오른 9만1000원이다.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여성 갱년기 치료제 ‘백수오궁’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에서 판매 중인 자체 상품뿐 아니라 원재료인 백수오 이용에 대해 향후 20년간 독점적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어 꾸준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내년 스몰캡 최선호주 중 하나로 추천했다. 지난 24일 발표한 무상증자 계획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제습기와 에어워셔 제품으로 히트를 친 위닉스도 올 한 해 홈쇼핑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홈쇼핑용 에어워셔 제품 론칭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작년 말 4000원대였던 주가는 1만3000원대로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코스맥스는 홈쇼핑 화장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수혜를 받은 종목으로 꼽혔다. CJ오쇼핑과 GS홈쇼핑에 따르면 올해 판매량 상위 10위 내 상품 중 2~3개는 이미용 제품이다. 이 밖에 하드캡슐 제조업체인 서흥캅셀은 건강기능식품의 편성 및 판매가 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변동성 확대엔 주의해야

내년에도 중소 홈쇼핑 협력업체들의 강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관련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 요인으로 꼽혔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소비재팀장은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은 트렌드가 자주 바뀌는 제품군이어서 중장기 전망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홈쇼핑 인기상품 외에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에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이른바 ‘하유미팩’으로 대박을 낸 제닉은 올 들어 홈쇼핑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송광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홈쇼핑 외에도 직접 판매가 가능한 브랜드 제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고,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홈쇼핑 판매 호조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는 주로 중소형주에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 화장품은 올해 GS홈쇼핑 연간 판매량 6위에 올랐으나 주가는 오히려 20% 가까이 하락했다. 에어쿠션 등 인기 화장품 라인을 판매한 LG생활건강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