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터 체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이 2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신차 발표회에 참석, ‘더 뉴 S클래스’를 소개하고 있다. 8년 만에 전면 변경한 모델로 차체에 500여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했다. 가격은 1억2990만~2억1300만원. 벤츠코리아 제공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이 2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 신차 발표회에 참석, ‘더 뉴 S클래스’를 소개하고 있다. 8년 만에 전면 변경한 모델로 차체에 500여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했다. 가격은 1억2990만~2억1300만원. 벤츠코리아 제공
“역사가 깊은 도시 서울에서 벤츠의 S클래스를 출시하게 돼 기쁩니다.”

27일 오후 8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한국을 처음 찾은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 벤츠(다임러그룹) 회장은 벤츠의 플래그십(대표 모델) 차량인 ‘더 뉴 S클래스’를 직접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체체 회장은 “한국의 김치처럼 벤츠의 S클래스도 전통을 이어 최고의 명성을 유지해왔다”며 “한국 소비자들도 인간과 기계가 조화를 이룬 최고의 자동차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8년째 벤츠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빠듯한 일정에도 체체 회장이 신차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것은 한국이 그만큼 S클래스 판매에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벤츠 승용차 판매 순위로 세계 13위다. E클래스와 S클래스는 각각 5위다. 체체 회장은 이날 전용기편으로 입국해 기자간담회와 신차 출시 행사 일정을 마친 뒤 28일 아침 출국하는 강행군을 했다.

그는 신차 출시 행사에 앞서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에 연구개발(R&D) 및 트레이닝센터를 만드는 내용을 담은 ‘코리아 2020 계획’을 발표했다. 체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한국 수입차 시장이 6배나 성장하면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2020년까지 한국에서 벤츠 판매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앞서가는 한국의 전문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R&D코리아센터를 만들 계획”이라며 “사회공헌기금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벤츠가 최근 현대자동차의 중국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 지분 12%를 인수한 것과 관련, “베이징차는 전략적 파트너일 뿐이며 베이징현대차에 관여할 의도는 없다”며 “현대차의 중국 사업이 영향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형 S클래스는 2005년 나온 5세대 모델 이후 8년 만에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고 성능을 개선한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교차로에서 양쪽에서 차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해 충돌 위험이 있으면 속도를 줄여주는 ‘BAS 플러스’ 기능과 보행자를 인식, 사고가 발생하기 전 스스로 멈추는 ‘프리 세이프 플러스’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S350 블루텍이 1억2990만~1억4430만원이다. S500은 1억9700만~2억2200만원, S63 AMG 3매틱 롱은 2억1300만원이다.

S클래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1860대가 팔렸다. 올 들어서는 이날까지 사전계약 물량을 포함해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한 2024대가 판매됐다. 신형 S클래스는 사전계약으로 1000대의 초기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체체 회장은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와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트럭·승용 부문에서 한국의 협력업체가 100개 이상으로 늘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차 출시회에서는 한ㆍ독수교 130주년을 기념한 축하행사도 열렸다. 주한유럽기업 CEO와 야구선수 박찬호·류현진, 영화배우 장동건·김혜수·이정재 씨 등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