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코스닥 상장"

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식각장비 세계 1위 기업인 기가레인을 키운 김정곤 회장(사진)은 다음달 기가레인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LED업계에서 장비 설계나 부품 제조 기술을 갖춘 업체는 많지만 공정기술까지 같이 가진 경우는 드물다”며 “‘장비-부품-공정’ 삼위일체 기술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 직원이 20명이던 회사가 6년 만에 300명 규모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2000년 설립된 기가레인은 LED 식각장비를 비롯해 고주파(RF) 통신부품, 반도체공정 장비 및 검사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LED 식각 부문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60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보다 4배가량 급증했다. 내달 4~5일 공모청약을 거쳐 1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공모 예정가는 6300~7700원으로 공모자금은 총 249억5000만~305억원이다. 조달된 자금은 동탄 화성 산업단지 내 제2공장 부품라인 확충 등에 사용된다.
기가레인 최대주주인 김 회장(지분율 38.51%)은 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 2000년 벤처기업 경영에 뛰어든 한국의 공직 풍토에선 이례적인 인물이다. 산업자원부, 특허청을 거쳐 김영삼 대통령 시절 경제비서실에서 일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만드는 유비프리시젼 CEO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06년 RF 통신부품업체 기가레인을 인수했다. 2007년엔 유비프리시젼을 보광그룹에 매각한 돈으로 반도체 장비업체 맥시스를 흡수했다. 지난해 기가레인과 맥시스를 합병하면서 사명을 기가레인으로 통일했다.
그는 “공직에서 나올 때 대기업 ‘러브콜’이 쇄도했다”면서 “80점짜리 회사를 82점으로 만드느니 40점짜리를 80점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중소기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며 “작은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은행에서 돈 빌리고 인재 유치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