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 신용카드 금리 첫 비교
신용카드사들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금리를 ‘고무줄’로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대출이 가장 많은 신용등급인 6등급에서 현금서비스 금리는 대구은행이, 카드론 금리는 제주은행이 가장 낮았다. 대체로 현금서비스 금리가 카드론보다 높았다.

여신금융협회는 12일 카드 겸영 은행 12곳, 전업카드사 8곳 등 20곳의 신용등급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상품의 금리를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지난 2분기에 신규 취급한 대출의 이자율 평균이다. 신용 6등급을 기준으로 볼 때 현금서비스 최저금리는 대구은행의 연 20.14%였다. 씨티은행(연 25.89%)과 5.75%포인트 차이가 났다.

또 신용 6등급 기준 카드론 금리는 제주은행(연 10.50%)이 가장 낮았고 현대카드(연 22.29%)가 가장 높아 최고·최저금리 차가 11.79%포인트에 이르렀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1~3등급의 경우 광주은행 카드론(연 9.33%)을 이용하는 게 가장 유리했다. 현금서비스는 현대카드(연 11.81%)가 제일 낮았다. 카드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신한카드(연 14.07%)였는데, 그래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현금서비스 금리(연 22.80%)보다는 낮은 편이었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높다고 해서 평균 금리가 꼭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롯데카드는 9~10등급 현금서비스 금리가 연 21.66%로 7등급(연 22.42%), 8등급(연 22.19%)보다 낮았고, 우리카드도 8등급 카드론 금리가 연 15.50%로 6등급(연 17.00%), 7등급(연 17.80%)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개개인의 금리는 카드사와의 거래 조건, 수익 기여도, 최근 연체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상품이라도 금융회사에 따라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금리 차이가 나기도 했다. SC은행에서 신용등급 1~3등급이 적용받는 현금서비스 이자율은 연 22.80%로 롯데카드에서 9~10등급에 적용하는 금리인 연 21.66%보다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대출시 본인이 적용받는 금리가 회사별로 얼마나 다른지를 비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날부터 금리가 비교 공시됨에 따라 신용카드 대출 이용자들은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한 뒤 가장 유리한 금리를 제시한 곳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카드사들이 개별적으로 정한 신용등급에 따라 임의로 금리를 결정해 대출자들은 금리 수준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