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잡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화물'로 발 넓힌다
빠른 속도로 여객 점유율을 늘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화물 운송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기존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해 수익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이달부터 화물 운송 사업을 본격화한다. 화물 운송 면허는 갖고 있지만 실제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 에어부산을 제외하고 국내 LCC 모두가 화물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진에어는 김포-제주를 비롯해 인천-세부, 인천-비엔티안 등 총 7개 노선에서 화물 사업을 시작했다. 특수 화물을 제외하고 연간 약 2만t 화물 운송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티웨이항공 역시 내주부터 인천-방콕 노선에서 화물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국토교통부의 실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 전용기를 이용하는 대형 항공사와 달리 LCC는 기존 여객기의 화물 여유 공간을 활용한다. 적재 규모는 작지만 초기 투자 비용과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노선 경쟁이 치열한 저비용항공사들이 화물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의미"라며 "큰 위험 부담없이 수익을 다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화물 사업에 뛰어든 LCC 역시 그 규모를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2월 화물 운송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화물 사업에서 올 상반기 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지만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스타항공은 일본 오사카와 나리타 노선에서 화물을 실어 나르는데 이어 연내 방콕으로 화물 운송 노선을 확대한다. 향후 중국과 홍콩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화물 운송 전용 LCC인 에어인천은 화물기 도입을 통해 노선 확장에 나섰다.

에어인천은 최근 1호기와 동일 기종인 B737-400F 항공기 1대를 추가 도입, 이달 말 부터 중국 청도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내년 3호기 도입도 앞두고 있다.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면서 화물 운송 규모가 현재 약 2500t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중·단거리에서 5~10t의 소규모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는 드문 상황"이라며 "대형 항공사처럼 높은 마진은 아니지만 작은 기종을 운영해 화물 운송의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