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연산 2000t 규모로 사업…향후 수입대체 효과 기대

지난 10일 효성 산업자재PG(퍼포먼스그룹) 전주공장에서 만난 방윤혁(50·사진) 상무(공장장)는 활주로처럼 길게 뻗은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방 상무는 "전주 공장은 탄소섬유의 원재료 생산부터 탄화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갖춰 그 길이만 540m에 달한다"며 "모든 공정을 갖춘 고강도 탄소섬유 공장이 들어선 것은 국내에서 효성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효성은 지난 5월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첨단복합산업단지에 18만2000㎡(약 5만5000평) 면적의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일본 도레이가 만드는 T700 등급 수준의 고강도 탄소섬유를 연간 2000t씩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로써 전량 수입(국내 소비량 연간 2800t 규모)에 의존해왔던 탄소섬유의 국산화가 가능해졌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탄소섬유 수요는 연간 5만t 규모로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효성이 탄소섬유 자력갱생의 꿈을 다시 펼친 것은 전주시와 맺은 인연에서 출발했다. 2008년 시를 탄소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고자 관련 연구를 해온 전주시와 섬유 전문기업인 효성이 공동 연구계약을 체결한 것. 이후 3년 만에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고강도 탄소섬유 '탠섬(TANSOME·효성의 탄소섬유 브랜드)'을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전주 1공장으로 생산 기지를 갖춘 효성은 향후 탄소섬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방 상무는 "가장 시장 규모가 큰 자동차 부품 분야를 제외하더라도 탄소섬유 시장은 연간 13% 성장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기술 개발과 생산공정 자동화 등으로 가격을 낮추면 탄소섬유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내다봤다.
효성은 올해 생산분의 95%를 해외(유럽 중국 동남아 미국 등)에 수출하고 나머지 5%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향후 설비 증설과 생산력 확충을 통해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방 상무는 "오는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주공장의 생산능력을 연산 1만7000t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일본과 미국이 독주하는 탄소섬유 시장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한경닷컴 김정훈 기자/최유리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