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디자인·최신 기능 탑재…10만원~수천만원대까지 다양
오스트리아 '부벤&줴르벡' 시계 모델따라 최적 회전방향·횟수 입력
스위스 '스위스큐빅' 작동소음 거의 없고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가능
< 워치 와인더 : 오토매틱 시계 보관함 >

워치 와인더는 오토매틱(자동식) 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보관하는 상자다. 오토매틱 시계는 손목에 차고 팔을 움직일 때 생기는 동력을 통해 태엽을 감는 방식이어서 일정 시간 착용하지 않으면 멈추게 된다. 워치 와인더에 넣어두면 시계를 빙글빙글 돌려주기 때문에 멈출 일이 없다.
●시계 보관함에도 명품이 있다

워치 와인더의 명품으로 통하는 브랜드는 1995년 오스트리아에 설립된 ‘부벤&줴르벡’이다. 독일의 시계 수리용품 전문업체인 엘마(Elma)와 손잡고 만든 ‘타임무버’가 간판 컬렉션이다. 시계의 정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기장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시계 모델에 따라 최적의 회전 방향과 횟수가 모두 입력돼 있어 관리가 간편하다.
국내에선 깔끔한 정사각형의 ‘벤티지’(400만원대), 스포츠카 디자인의 ‘팬텀’(800만원대) 등 1000만원 이하 제품이 많이 팔린다.
부벤&줴르벡에는 시계보다 비싼 수천만원대 제품도 많다. 고급 목재를 엄선해 열 겹의 칠을 거쳐 광택을 내고, 금을 입힌 경첩과 자물쇠를 달아 고급스러움을 완성한다는 설명이다. 시계뿐 아니라 시가와 와인까지 보관하는 ‘파이톤 코노아서’, 육중한 벽시계를 중심으로 양쪽에 24개 와인더를 갖춘 ‘오브제 드 탕’, 철통 같은 보안 장치를 갖춘 금고형 워치 와인더 ‘세이프 마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고품격 디자인·기능

팝 아트, 해골 무늬, 스위스 국기 같은 톡톡 튀는 디자인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스위스큐빅은 ‘시계의 본고장’ 스위스 브랜드답게 뛰어난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한밤중에 작동하더라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이 거의 없다. 또 USB 케이블로 PC와 연결하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시계를 관리할 수 있다. 롤렉스, 예거르쿨트르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명품시계 브랜드가 스위스큐빅에서 워치 와인더를 납품받고 있다.
파텍필립이 VIP 고객에게 선물하는 스위스 ‘스카톨라’, 해리윈스턴에서 고가 시계를 구매하면 함께 받을 수 있는 영국 ‘라포트’ 등도 시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고급 워치 와인더다.
●빙글빙글 도는 시계 ‘보는 즐거움’
고급스러운 워치 와인더 속에서 여러 개의 시계가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시계 마니아들의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김필도 갤러리아명품관 시계담당 바이어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물건이던 워치 와인더에 대한 관심과 구입 문의가 요즘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명품 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워치 와인더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현숙 파르미지아니 브랜드매니저는 “멈춘 시계를 다시 작동시키고 여러 기능을 다시 설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민감한 부품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