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스타(CSOT),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세계 최대 TV 공장인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무섭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분기만 해도 10%선에 불과했지만 지난 2분기엔 30%를 넘겼다.

중국 TV패널 시장은 작년까지 한국과 대만의 차지였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작년 1분기에 삼성·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가 중국 시장의 31.9%를 차지했다. 이노룩스, AUO 등 대만 업체가 54.8%를 점유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11%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들어 판도는 바뀌었다. 지난 4~5월 기준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32.3%로 높아졌다. 5월엔 35%까지 치솟았다. 반면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29%(4~5월)로 떨어졌다.

중국 업체의 약진은 정부의 지원 덕분이다. 중국은 작년 4월부터 TV패널 관세를 3%에서 5%로 높였다. 자국 업체에 자금을 지원, 설비 증설도 돕고 있다. 4개의 8세대(2200×2500㎜) 라인을 운영 중인 BOE는 월 9만장인 생산능력을 3분기부터 12만장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충칭과 허베이에도 2015년 말 준공을 목표로 8세대 라인을 짓고 있다. CSOT도 2015년 두 번째 8세대 라인을 가동한다.

삼성·LG디스플레이는 비상이 걸렸다. 2007년과 2008년부터 중국 공장 설립을 추진해온 양사는 지난해 각각 쑤저우와 광저우에서 공사를 재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오는 4분기 쑤저우 8세대 라인 가동에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도 당초 예상보다 이른 내년 2분기께 8세대 라인을 완공할 계획이다.

문제는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것.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에지형 LED TV용 40~42인치 패널 가격은 261달러로 2주 전(6월19일)보다 4달러, 한 달 전(6월4일)에 비해선 10달러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2015년까지 중국에서 새로 가동되는 8세대 라인이 8개나 된다”며 “2010년처럼 수요 침체 속 공급 과잉으로 다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