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에서 돌아와서도 나는 그곳에서 지낸 시간들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히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깊이 그곳으로 달려가는 꿈을 꿨다. 마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듯이. 그런데 허우적거림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달콤한 늪과도 같은 추억들을 잊지 않으려 애썼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마다가스카르는 첫 여행을 마치고 온 나에게 그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어린왕자의 바오밥(Baobab) 나무를 가슴 깊이 각인시켜 놓았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아름다운 미소와 끝없는 친절이었다.

모론다바에는 그 유명한 바오밥나무 거리가 있다. 흔히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를 연상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동화 속의 나라가 되기에 충분한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특이하게 생긴 이 나무 앞에 서면 사람들은 이곳에 온 목적을 스스로 깨우쳐 간다. 그리고 동화 속의 어린왕자를 떠올릴 것이다. 아마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지도 모르겠다.

“와! 저게 그 바오밥 나무야?”라고. 너무나 독특해서 마치 내가 동화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이곳에서 난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1년에 절반은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 만나는 특별한 삶

여행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진가다. 사진가로 사는 삶이 행복한 사람. 10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1년에 절반 이상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 경기도 송탄에서 태어났으며, 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서른에 처음 카메라를 장만했고, 서른한 살에 카메라를 들고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20여년 동안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머문자리’ ‘여행과 사진에 미치다’ 등 26권의 책을 펴냈다. ‘뷰티플 아프리카’전(展)을 비롯해 10여회의 개인전시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