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사물인터넷 제품 첫 출시
자동차·신발 등에 인터넷 결합
수십 억개 센서 정보 분석
교통·건강·사고 자동 대응

IoT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사람이 주도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각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돼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정보기술(IT) 분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3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의 하나로 IoT를 꼽았다. 시장조사기관 IMS리서치는 세계적으로 인터넷과 연결된 기기 수가 2010년 50억대를 넘어섰으며 2020년에는 220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IoT 전용 제품도 나와
산업 현장에서 부분적으로 적용하던 사물 간 통신을 최근 글로벌 IT 기업이 새롭게 주목하는 이유는 통신, 센서 및 정보처리 기술의 발달로 일반 사용자가 쓰는 모든 물건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IBM은 지난달 2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IT 트렌드를 소개하는 ‘임팩트 2013’ 행사를 열고 각종 기기가 주고받는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인 ‘메시지사이트’를 선보였다. 기업이나 기관이 모바일 기기와 교통신호 제어기, 심박조율기와 같은 의료기기, 주방기기를 포함한 집안의 가전제품 등 다양한 물건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초당 1300만개의 메시지 처리 능력을 갖췄다. 처리된 메시지는 분류 절차를 거쳐 패턴에 따라 자동으로 분석된다.
이 제품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하나로 결합해 구매자가 별다른 설치 절차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어플라이언스’ 형태 제품이다. 글로벌 대표 IT업체인 IBM이 IoT 분야에서 통합 제품 판매를 시작한 것은 기업·기관의 IoT 수요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라는 게 IT업계의 분석이다.
이날 기조연사로 나선 비제이 산카란 포드자동차 디렉터는 “오늘날 사람들은 차를 고를 때 성능보다 차가 어떻게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사람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지 묻는다”며 “집안의 기기나 자동차뿐 아니라 도시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IoT와 모바일 관련 기술이 더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경쟁 치열…IT 핫 트렌드
구글의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라스’, 건강관리 기능을 접목한 나이키의 팔찌형 스마트 기기인 ‘퓨얼밴드’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입는 컴퓨터’도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생체 정보를 기기가 받아 자동으로 수집·분석하는 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다. 기기들이 수집한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처리 기술도 쓰인다.
IoT가 IT 트렌드를 선도하는 ‘금맥’이다 보니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계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IBM 시스코시스템스 레드햇 등 글로벌 IT기업으로 구성된 협의체 오아시스(OASIS)는 서로 다른 물건끼리 원활하게 통신할 수 있는 저전력 기술인 ‘MQTT’를 IoT 표준기술로 선정하고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인 로지텍 등 10여개 회사도 IoT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컨소시엄 ‘IoTC’를 결성하고 해당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사물인터넷
물건과 물건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 받는 시스템. 예컨대 자동차와 신호등, 자동차와 자동차 간 정보 교류를 통해 지능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라스베이거스=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