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짱' 제네시스·쏘나타…4명 골프가방 쏙 들어가
수입차는 가격·용량 대비 트렁크 효율성 떨어져
문화 차이 반영 된 탓


△최양파 : “마음만은 타이거 우즈 또 납셨네~.”
△김지진 : “그런데 차는 어떻게 하지? 기름값도 비싼데 한 차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오비씨 : “당연히 그래야지. 끝나고 맥주 한잔 해야 하는데 차를 가져갈 순 없지.”
△박고수 : “음~ 역시 초보들이군. 차 한 대에 골프백 4개를 다 실을 수 있을까?”
△오비씨 : “헉 그렇군. 보스턴백도 실어야 하는데… 어쩌지?”
△최양파 : “트렁크에 안 들어가면 뒷좌석에 놓으면 되지.”
△박고수 : “그럼 넌 지붕에 올라타서 갈래?”
△오비씨 : “아 모르겠다. 어쩌지?”
오비씨와 친구들을 위해 카앤조이가 나섰습니다. 주말 골퍼들 상당수는 차 한 대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름값도 비싸거니와 아내들 눈치 보느라 몰래 다녀오는 분들도 있죠. 친구 4명이서 한 차로 골프장에 가고 싶은데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지가 고민이겠죠.
국산차와 수입차 5종을 놓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실험명은 ‘누구 엉덩이가 제일 클까’. 수입차는 차급 대신 가격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골프백 많이 넣자고 비싼 차를 사지는 않을 샐러리맨들이니까요. 국산차는 △현대차 제네시스(4338만원) △쏘나타(2210만~2785만원), 수입차는 △아우디 A6(4810만원) △BMW 320d(4338만원)의 트렁크에 직접 골프백·보스턴백을 넣어봤답니다. 가격은 9330만원으로 좀 비싸지만 인기차종인 BMW 535i도 비교 대상에 넣었습니다.
먼저 제네시스입니다. 트렁크 용량은 450ℓ죠. 드라이버·아이언 풀세트를 넣은 골프백 네 개, 보스턴백 네 개를 실었더니 큰 무리없이 쏘~옥 들어갑니다. 쏘나타도 골프백 네 개와 보스턴백 네 개를 모두 넣을 수 있습니다. 463ℓ의 큰 트렁크 용량 덕분이죠. 다음으로 아우디 A6. 트렁크 용량이 382ℓ인 중형차입니다. 일단 보스턴백 네 개를 트렁크 맨 안쪽에 차곡차곡 넣는 것까지는 무난하네요. 그런데 골프백이 문제입니다. 한 개를 넣고 두 개째를 넣는데 골프백이 약간 구겨집니다. 드라이버가 약간 휠 것 같지만 무리해 넣을 수는 있었습니다. 세 개째는 포기했답니다.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5위 안에 드는 BMW 320d는 어떨까요. 트렁크 용량은 335ℓ로 작은 편입니다. 역시나 보스턴백 세 개를 넣은 뒤 골프백 두 개를 넣고 나니 트렁크가 꽉 찹니다. BMW 535i는 9000만원이란 가격 대비 트렁크 효용성이 떨어지는 편이죠. 트렁크 용량은 381ℓ로 아우디 A6와 비슷한데 골프백 세 개, 보스턴백 두 개밖에 못 실었습니다.
자동차업계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골프백 적재량 차이를 트렁크 용량과는 별개로 디자인에서 찾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반자 4명이 한 차에 타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골프장으로 가는 게 한국 특유의 골프문화”라며 “이런 특성을 감안해 중형차 이상급은 골프백 네 개, 보스턴백 네 개를 실을 수 있게 디자인한다”고 설명합니다. 차체 후면부를 디자인할 때 사각(사용 못하는 공간)을 최대한 줄여 활용도를 최적화했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수입차는 해외에서 들여와 판매하기 때문에 한국의 골프문화를 반영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그럼 마지막으로 폭스바겐 골프를 살펴볼까요. 이름만 보면 골프를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이 차엔 몇 개의 골프백이 들어갈까요. 결론적으로 두 개 정도는 실을 수 있습니다. 다만 차체 폭이 좁아 비스듬히 세워야 한답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