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예보와 업계에 따르면 예보가 현재 갖고 있는 가교저축은행은 최근 추가된 예한솔저축은행을 포함, 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매각이 진행 중인 곳은 예한별저축은행(옛 진흥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영업지역이 서울이라는 장점을 보고 신한금융지주, 기업은행, 업계 1위 대부업체인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 등 3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예쓰, 예나래, 예솔저축은행은 아직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북, 으뜸, 전주, 보해저축은행을 엮어서 만든 예쓰저축은행은 지난달 6번째 매각이 시도됐지만 불발에 그쳤다. 예솔과 예나래저축은행은 매각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가교저축은행 매각이 지지부진한 사이에 덩치는 계속 커지고 있다. 예나래저축은행은 지난 5월 퇴출된 한주저축은행을 추가로 받아들였고 예솔저축은행도 토마토2저축은행이 더해졌다. 얼마 전 설립된 예한솔저축은행의 경우 최소 2곳 이상의 저축은행이 합쳐질 전망이다.
가교저축은행 처리가 지지부진하자 금융권에서는 예보와 금융당국이 가교저축은행 관리 및 처리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저축은행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데 부실저축은행을 잔뜩 모아다 규모만 키워놓으면 누가 사려고 하겠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등으로 가교저축은행을 광역화하겠다는 예보의 계획은 가교저축은행 처리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실의 주요 원인을 계열화 대형화로 꼽으면서 자산 규모 5000억원 안팎에서 지역 밀착형 영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구조로 유도하겠다고 해놓고 금융당국 스스로 가교저축은행을 대형화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정영호 예보 저축은행정상화부 팀장은 “퇴출 저축은행의 증가로 가교저축은행 규모가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개별 가교저축은행이 대형화하지 않도록 자산과 지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