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을 그렸는데도 이토록 세련된 음악이 또 있을까. 그중 1막과 2막을 잇는 ‘눈송이 춤’은 차이코프스키가 스스로 고른 모음곡에 누락된 관계로 모음곡에 포함된 8곡에 비하면 알려질 기회가 적은 편이지만 달빛 비치는 들판에 눈발이 날리는 정경을 경이롭게 묘사하고 있다. 무대 뒤편에서 여성합창(또는 소년합창)까지 가세하면 그야말로 ‘겨울날의 환상’이 따로 없다. 눈보라를 이처럼 멋지게 즐길 수 있기에 그 다음에 맞이하는 ‘꽃의 왈츠’가 더욱 감격스러운 것 아닐까.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