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광주, 신축·보수비 합쳐도 4863억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5년 유니버시아드를 치르는 인천시와 광주시의 준비 과정이 비교가 될 정도로 대조적이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인천시가 수립한 예산은 1조9399억원. 이에 비해 광주시는 8171억원을 책정했다. 규모는 두 대회가 엇비슷하다. 인천아시안게임은 2014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16일간 36개 종목에 걸쳐 45개국 선수단 등 1만5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U대회는 2015년 7월1일부터 13일(예정)까지 13일간 21개 종목에 170개국 2만여명이 참가하게 된다.
예산의 극명한 차이는 대회를 치르는 두 도시의 인식과 자세에서 비롯됐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을 “동북아 중심도시 인천의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라며 가능한 한 성대하게 치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경기장 49개 중 주경기장을 비롯한 16개를 새로 건립 중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1조519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75%를 차지한다.
반면 광주시는 73개 경기장 중 5개만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다목적 체육관과 국제테니스장은 입지 선정을 마치고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으며 육상훈련장과 양궁장도 내년 초 일제히 착공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광주와 전남·북의 기존 경기장과 훈련시설을 수리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기장 개보수 비용을 합쳐 대회 준비를 위한 시설사업비는 4863억원. 인천시가 기존 문학경기장을 사용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새로 짓겠다는 주경기장 건립비 4900억원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광주시의 ‘저비용 고효율’ 의지는 선수촌 건립에서도 잘 드러난다. 2만명의 각국 선수단 임원 기자들의 숙소인 선수촌은 아파트재건축사업을 적극 활용했다. 노후화된 화정주공아파트(15만6361㎡·3726가구)를 선수촌으로 쓰기 위해 재개발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낡은 아파트를 재개발, 대회 기간에 맞춰 완공해 선수와 초청객의 숙소로 쓰고 분양하는 형식이다. 광주시는 이를 통해 10여년 이상 지연돼온 재개발의 주민 숙원까지 해결하는 윈윈 모델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택지 개발과 선수촌 건립 후 분양까지 일괄 책임지면서 재정 부담을 져야 했던 타 개최지와는 대조되는 방식이어서 U대회를 총괄하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으로부터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사례”라는 극찬을 받았다.
지방채 발행 규모가 1년 예산(7조9000억원)의 30%를 초과한 인천시의 재정 상황은 기존의 도시철도2호선 공사와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이 맞물리면서 최근 ‘회복 불능’ 상태에 접어들었다. 전국 지자체 중 최악의 재정 상태여서 매사 중앙정부의 간섭을 받는 처지다. 현재 부채(지방채 발행)는 2조7246억원.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자체 조달해야 할 예산만도 1조5000억원에 달해 시는 대회 국고 지원 비율을 75%로 올려달라고 정부에 요청해둔 상태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 담당자는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주경기장은 기존 문학경기장이 협소한 공간에 기둥이 시야를 가리는 등 아시안게임을 치를 수 없는 구조여서 불가피하게 신설하게 됐다”며 중앙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인천시는 시설비 외 순수 행사비용으로만 5450억원을 잡아놓고 있다. 이 예산도 국고 지원 30%에다 광고비, 중계료, 휘장사업 등 수익사업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지만 시 내부에서도 부족하다고 보고 있어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시설들이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도록 신중한 예산 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광주=김인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