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서래마을 20대 여성들이 '벤츠 GLK' 보면서 내뱉은 말이···
"유행 안 탈 것 같은데? 세련된 스타일에 질리지 않겠네."

백화점에서 가방을 고를 때 나올 법한 여성들의 평가가 자동차를 향해 쏟아졌다. 주인공은 벤츠 '신형 GLK클래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브런치를 즐기던 20대 후반 여성들이 신형 GLK 클래스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평소 자동차에 눈길을 주지 않던 이들이다. 자동차의 성능 및 디자인 차이를 모르는 것은 당연했다.

그녀들의 입에서 벤츠의 존재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평가가 나왔다.

"다른 자동차는 보면 거기에서 거기였는데, 이 차는 각설탕처럼 생긴 것이 눈에 확 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벤츠 GLK의 외관은 다소 각이 진 스타일이다. 국내 도로에 뛰어든 GLK클래스는 유독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지난 14~15일 이틀간 GLK 클래스로 서울 시내를 달려봤다.

◆ 벤츠의 고집, 소비자는 '울고 웃는다'

GLK의 뜻은 '오프 로더'란 의미의 독일어 'Gelandewagen', L은 '럭셔리하다'는 뜻의 영어 'Luxury', K는 '작다'는 뜻의 독일어 'Kompaktheit'의 두문자다. 뜻 그대로였다. 벤츠GLK는 일반 SUV보다 작지만 매섭게 달렸다.

여기에다 하나의 의미가 더 추가돼야 할 듯 싶다. '고집스러운'뜻의 'Intractability'.

GLK 클래스의 한국형 통합 내비게이션은 시승 내내 신경에 거슬렸다. 벤츠는 터치스크린을 절대 적용하지 않는다. 주행 중 터치스크린 작동은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원형 버튼을 돌려 7인치 디스플레이를 조작해야 했다.

디스플레이에 'ㄱ, ㄴ, ㄷ' 순으로 한글 자음이 나열되면 원형 버튼을 돌려 원하는 자음을 찾은 뒤 버튼을 한번 더 누르는 식이었다.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주소를 치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 터치스크린이었다면 30초도 걸리지 않는다.

벤츠의 고집스러움이 운전자의 편의는 고려하지 못했다. 조수석에 동승한 20대 여성은 "나라면 한국 내비게이션 회사에서 나온 제품으로 교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독 묵직한 브레이크 페달 역시 다른 벤츠 모델과 다르지 않았다. 여성 또는 초보 운전자에게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법했다.

벤츠의 고집이 빛을 발하기도 했다. 벤츠 특유의 변속 기어 레버 위치는 손에 익으니 오히려 일반 차량보다 편리하게 느껴졌다. 벤츠의 기어 레버는 운전대 오른쪽 와이퍼 작동 레버가 달린 곳에 있다.

방향 지시등을 조작하는 것처럼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만을 움직여 드라이브 모드(D), 후진 모드(R) 등을 조작할 수 있었다.

◆작은 고추가 맵다!

[시승기] 서래마을 20대 여성들이 '벤츠 GLK' 보면서 내뱉은 말이···
도로를 치고 나갈 때는 GLK 클래스의 운동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GLK는 일반 도로뿐만 아니라 포장 되지 않은 오프로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배기량 2143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에 7단 자동변속기가 달렸다.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8.8초가 걸린다.

연비는 다소 아쉽다. 공인 연비는 13.1km/ℓ(복합 기준)이지만 시내에선 이를 맞추기가 힘들었다.

첨단 편의사양도 모자라지 않다. 후방카메라 기능이 기본 장착된 자동주차 보조시스템은 주차할 때 큰 도움이 됐다. 변속 기어,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주차할 수 있었다. 전면과 후면 범퍼에 장착된 총 10개의 초음파 센서와 전자 컨트롤 장치 센서가 일렬 주차를 위한 최적의 공간을 스스로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밖에 장시간 또는 장거리 운행으로 인해 집중력이 저하된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의운전 경고기능, 비상 제동 시 발광다이오드(LED) 브레이크 라이트를 깜빡여 후미 차량의 충돌 사고를 방지하는 후방충돌 경고등 등이 기본 장착됐다.

판매 가격은 ‘GLK 220 CDI 4MATIC’ 5860만 원, ‘GLK 220 CDI 4MATIC 프리미엄’이 6650만 원.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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