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태풍 ‘산바’가 빠르게 북상하면서 17일 새벽부터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이번 태풍은 남해안에 상륙해 서울 등 중부지방을 관통할 예정이어서 전국에 강풍과 호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키나와 북북동쪽 해상에서 북진 중인 산바는 17일 새벽께 서귀포 동쪽 해상에 진입한 후 이날 오후께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다. 이번 태풍은 이날 오후 서울 등 중부지방을 거쳐 내륙을 관통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18일 밤 러시아 연해주 지방까지 진출한 후 소멸될 예정이다.

고(高)수온 해역을 지나 에너지를 받으면서 ‘매우 강한’ 태풍으로 강화된 산바는 남해안 상륙 후 세력이 다소 약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서울 부근을 지날 때 순간 최대풍속 초속 30m 안팎의 강풍과 함께 150㎜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남해안과 동해안 지방엔 18일까지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등 최고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정부도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모든 중앙부처와 기관에 최고단계인 3단계 비상근무 체제를 발령했다. 제주도 내 모든 학교와 경상남·북도 전남 등 남부지방 학교에서 17일 휴교령이 내려졌다. 팔당댐과 충주댐 등은 사전 방류하는 등 수위 조절에 나섰고, 모든 국립공원은 입산이 통제됐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