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발표된 리얼미터·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단일화 양자구도 지지율에서 처음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역전당했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양자구도에서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 10일 이틀간 실시된 야권 단일화 양자구도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의 지지율은 37.1%로 문 후보(39.5%)에게 2.4%포인트 뒤졌다. 직전 여론조사(6, 7일)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39.1%로 문 후보(36.8%)에게 2.3%포인트 앞서 있었다. 주말 동안 안 원장의 지지율은 2%포인트 빠지고 문 후보는 2.7%포인트 오르면서 역전된 것이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다자구도에서도 떨어졌다. 7, 10일 조사한 다자구도 지지율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43%(직전 조사 대비 +0.6%포인트), 안 원장 22.7%(-0.3%포인트), 문 후보는 18.9%(+1.4%포인트)로 나타났다. 안 원장과 박 후보 간 양자구도에서도 안 원장의 지지율은 43.9%(직전 조사 대비 -0.4%포인트)로 박 후보의 48.7%(+2.4%포인트)에 4.8%포인트 뒤졌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원장이 문 후보에게 역전당한 것에 대해 “불출마 종용 폭로 기자회견(6일) 전후로 새누리당 지지층과 중도층에서 안 원장에 대한 지지가 빠지고 문 후보 지지가 늘었다”며 “민주당 지지층도 문 후보 쪽으로 소폭 기울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사자인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친구였다는 점에서 역풍이 분 것 같다”며 “다자구도 지지율에서까지 안 원장이 문 후보에게 역전당하면 안 원장의 출마 명분은 매우 약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안 원장의 공보담당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지지율 역전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며 “역선택도 있고 하니깐 여론조사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