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들이 잇따라 방카슈랑스 영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방카슈랑스란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로 보험 상품을 은행이나 증권사 등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자산관리 시장이 ‘저금리 시대’와 ‘절세 상품’에 초점을 두면서 이에 부합한 금융상품으로 즉시연금보험, 저축성보험 등이 부각되자 증권사들도 방카슈랑스 영업을 확대하며 수익 확보를 꾀하고 있다. 특히 연말 종료되는 즉시연금상품의 비과세 혜택을 누리기 위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3일 대한생명 신한생명 2개사의 즉시연금보험(거치식) 2종과 저축성보험(적립식) 2종 등 4종을 출시, 방카슈랑스 영업을 시작한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상품마케팅 부장은 “최근 보험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커지면서 방카슈랑스 영업을 재개하게 됐다”며 “시스템을 정비해 단계적으로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도 다음달 2일 삼성생명과 동양생명 등 5개사의 6종 상품을 내놓는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전략팀장은 “연말까지 세제 혜택이 없어지는 즉시연금보험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중장기적으로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 상품으로 고객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카슈랑스 영업은 2003년부터 증권사들에 허용돼 왔으나 판매상품 제한, 증권사 영업직원 판매금지 등 각종 규제로 판매가 미미했다. 주로 삼성, 동양, 우리투자, 미래에셋, 대우 등 보험사 계열사를 둔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었는데 최근 절세상품과 노후대비 상품으로 각광받으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9개 보험사의 방카슈랑스 상품 30종을 판매 중인 삼성증권은 올해 매출(8월 말 기준)이 512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1930억원)보다 2.6배가량 늘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의 절세상품으로, 고금리를 제시한 중소형 보험사 상품 위주로 많이 판매됐다”며 “특히 지난달 세법개정안이 나온 뒤 가입고객이 부쩍 늘면서 지난 한 달 동안 1700억원어치를 팔았다”고 말했다. 동양증권도 지난해 7월 보험상품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 올해 1771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증권업계는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절세 효과를 누리기 위해 가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일반 펀드 판매 대비 보수도 3배가량 높은 편이어서 수익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도 증권사들이 주력으로 키우고 있는 자산관리(WM)서비스에 있어서 연금보험, 저축성보험 등은 절세 혜택과 함께 노후대비 자금을 위한 안정적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상품전략팀장은 “수익 다각화는 물론 중단기 투자 고객에게 치우친 증권사들에는 보험상품 확대를 통해 장기 우량 고객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적극적 영업활동이 제한적일 수 있는 데다 이미 은행이란 막강한 판매 채널이 있어 보험 판매로 증권사들이 얼마나 수익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