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12'에 전시하기 위해 가져간 삼성전자의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분실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4일 관련업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달 21일 수원사업장에서 제품을 포장한 뒤 항공편을 이용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까지 옮겼다. 이후 트럭을 이용해 28일 베를린 전시장까지 제품을 실어 날랐다. 그러나 도착한 제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2대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제품이 분실됐든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면서 "현재 독일과 한국 경찰에 각각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OLED TV가 분실됐다기보다는 도난당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제품인데다 사라진 OLED TV는 패널 뒤에 구동 회로까지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OLED TV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 뿐이다. 이에 따라 외부로 유출될 경우 초박형 TV 설계를 위한 회로도와 관련 기술 유출 가능성까지 높아 수조원대의 손실이 예상된다.
올해 1억4700만 달러로 추산되는 OLED TV 시장규모는 2015년에는 72억 달러(한화 약 8조4000억원)까지 팽창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것은 경찰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첨단 기술을 빼내기 위한 조직적인 도난일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1년 4월 미국 국제방송장비전시회(NAB)를 앞두고 63인치 PDP TV를 도난당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