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로 칭송받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생전 일상은 지극히 평범했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거대 담론의 철학자였지만 피로에 지쳐 하루를 되돌아볼 여유도 없이 곯아떨어지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1844년 독일 레켄에서 태어난 니체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할머니 손에 자란 그가 천재성을 보인 것은 열 살 무렵. 시를 짓고 작곡을 하고 생각을 조리 있게 전하는 출중한 입담으로 1864년 본대학 신학과에 입학했다.
스승 빌헬름 리츨을 만나면서 철학에 눈을 뜬 니체는 24세에 스위스 바젤대 교수가 됐다. 이듬해 한 책방에서 보게 된 쇼펜하우어 책에 감명, 그의 추종자가 됐다. 《비극의 탄생》(1872)을 시작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권력의지’ ‘초인’ 등의 개념을 잇따라 내놓으며 유럽 사상계의 이단아로 떠올랐다. 출판사를 못 잡아 역작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1885)를 사비로 출간할 정도로 주류에서 벗어나 있었다.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참전 이후 극심한 편두통과 눈병에 시달렸던 니체. 1889년 발병한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독일 바이마르에서 눈을 감았다. 112년 전 오늘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