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룸살롱' 관련 검색어 조작 의혹을 받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청소년 유해 단어' 검색을 개편하기로 했다. 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의 운영 현황 등을 공개한다.

김상헌 NHN 대표는 21일 공식블로그를 통해 "관련 부서와 다각도로 정책을 검토한 결과 '뉴스 기사'는 성인 인증할 필요 없이 (누구에게나) 검색 결과로 노출될 수 있도록 개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뉴스 자체를 '청소년 유해 단어'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고 뉴스는 가장 기본적으로 신뢰할 만한 콘텐츠"라는 것이 개편 배경이다. 뉴스 기사 외 검색에선 '청소년 유해 단어'에 대한 성인 인증은 기존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지금까지 '청소년 유해 단어' 운영을 놓고 "의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유해해 보이는 검색어라도 검색어가 포함된 맥락이 제각각일 수 있고, 성인 또한 관련 기사를 보기 위해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반드시 로그인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대한 운영 현황을 공개하고 외부의 검증을 받겠다고 밝혔다. 공개 방식과 일정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이같은 개편은 21일 '안철수 룸살롱' 이란 검색어가 성인 인증을 하지 않아도 관련 검색 내용이 뜨는 반면 '박근혜 룸살롱' 등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자 NHN이 마련한 대응책이다.

하지만 NHN의 대응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사 이슈'로 기사화된 내용이더라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노출될 경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는 반응도 있다.

초등생 자녀를 둔 박현숙 씨(37)는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자녀가 21일 실시간 검색어에 뜬 '콘돔' '룸살롱'이라는 단어에 호기심을 보여 난감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포털사이트의 '개방성'은 그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그 차이로 인해 벌어진 일" 이라며 "누리꾼들이 외국계 포털사이트인 구글의 개방성에 대해선 관대한 반면 한국 토종 포털사이트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NHN의 개편과 관련, "뉴스, 기사에 한해 '성인인증'을 해제한 것이 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