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가 이달 말 출시 예정인 중형 세단 ‘신형 파사트’(사진)를 두고 자동차 업계에서 나오는 말이다. 신형 파사트 가격이 종전 모델보다 최대 600만원 이상 낮아진 것에 대해 폭스바겐 측은 ‘가격거품을 뺐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편의 및 안전사양을 빼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파사트 2.0 TDI 디젤 모델 가격을 기존 모델(4530만원)보다 480만원 내린 4050만원으로 책정했다. 가솔린 모델은 엔진 배기량이 2.0ℓ에서 2.5ℓ로 커졌음에도 가격이 4450만원에서 3790만원으로 660만원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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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500만~600만원씩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10여개의 편의사양이 대거 빠진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형 파사트를 기존 모델과 비교해봤을 때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자동주차시스템 △오토홀드 △바이제논 헤드라이트 등 10여개의 편의사양이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시스템은 현대차 그랜저 등 국산 세단에도 장착되는 안전사양”이라며 “폭스바겐코리아가 강조하는 ‘프리미엄 중형 세단’에 대부분 탑재되는 다른 편의사양 기능들도 파사트에선 빠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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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신형 파사트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강조했는데 해외 판매모델에선 장착되는 전자식 디퍼렌셜 록 센서(XDS)가 국내 판매 모델에선 빠진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XDS는 급격한 코너에서 안쪽 휠에 제동력을 더해 주행안전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주간에 발생하는 사고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데이타임라이트’는 유럽에서 이미 일반화돼 있고 현대차 그랜저, i40 등 국산차에도 확산되고 있지만 신형 파사트에는 탑재되지 않았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파사트의 가격을 대폭 낮춰 그랜저 등 국산 중형, 준대형 세단과 경쟁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신형 파사트와 동급인 그랜저 HG240 모델 가격이 3048만원이기 때문에 700만원가량 비싼 데다 안전 및 편의사양 등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약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랜저에는 적정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고 정지,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이 포함돼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