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펀드 창시자인 존 보글 전 뱅가드그룹 회장(83·사진)은 “앞으로 10년간 채권시장은 끔찍할 것(terrible)”이라며 “장기 투자자라면 주식을 보유해야 다른 어떤 대체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글은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채에만 몰린 데다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탓에 채권 가격이 치솟았다”고 경고했다. 채권시장이 꼭지를 찍고 내려올 일만 남았다는 뜻이다. 2010년 4월 연 4%대까지 올랐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5일 1.43%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뒤 최근 1.6%대에 머물러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그는 1975년 뱅가드그룹을 설립한 이후 미국 굴지의 자산운용사(운용자산 1조7000억달러)로 키워내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등과 함께 월스트리트의 전설적 투자자로 꼽힌다.

보글은 “투기적인 단기 거래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최신 기법을 동원한 초단타 매매가 금융 시스템을 해치고 개인들의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최근의 투자문화를 비판했다.

그는 “현명한 투자자라면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펀드를 사들여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4년 그가 처음 개발한 인덱스펀드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보유 주식을 분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