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3000만대 시대를 앞두고 국내 포털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모바일 기기 이용자가 급증한 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적자를 기록한 SK컴즈 외에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모바일 부문 실적은 모두 부진했다. NHN 다음 SK컴즈의 2분기 매출은 각각 5746억원, 1166억원, 54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NHN과 다음이 각각 1495억원, 298억원을 올렸고 SK컴즈는 8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컴즈의 저조한 실적은 급성장한 모바일 플랫폼을 따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 이용자가 급격히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싸이월드 사이트 열람 횟수(PV)는 10억7900만건으로 국내에 아이폰이 처음 들어온 2009년 11월(103억건)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다. 이로 인해 싸이월드의 사이버 머니인 도토리 매출이 급감했다. 도토리 매출이 대부분인 ‘콘텐츠 외 기타’ 부문의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0.7% 줄어든 129억원을 기록했다.

NHN과 다음도 모바일 플랫폼 성적이 저조했다. NHN의 2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게임 부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9.2% 감소한 탓이 가장 컸다. 하지만 모바일 부문의 매출 성장이 더딘 게 더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최근 NHN으로 유입되는 모바일 검색 트래픽이 전체 40%, PC 대비 최고 80%까지 올랐다. NHN의 전체 매출 50% 이상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 기반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2분기 검색광고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은 9%대에 불과하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총선 등이 있어 배너 광고는 늘었지만 온라인으로 검색하는 트래픽 양은 줄어들고 있다”며 “모바일 검색이 늘어난 만큼 이 부문의 매출도 오르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음도 모바일 광고가 포함된 ‘N스크린’ 부문 매출이 전체 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다음의 모바일 메신저인 마이피플 가입자는 2200만명으로 카카오톡, 라인 등 경쟁 서비스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

세 업체 모두 모바일 플랫폼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NHN은 지난달부터 모바일 검색 광고 노출 개수를 최고 5개로 늘렸고 광고주 확대를 위해 광고비 할인 이벤트를 벌이는 등 모바일 광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은 연내 모바일과 지역 광고를 연계한 사업을 시작하고 모바일 게임 100여개를 내놓을 계획이다.

SK컴즈는 동영상 서비스와 싸이월드를 강화한다. 박윤택 SK컴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바일을 겨냥해 동영상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조만간 싸이월드의 신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