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제 영화 '불법 다운' 관객만 5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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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피에타' 들고 나온 김기덕 감독
"프랑스선 팬들이 사인 요청하는데 한국선 내 영화 인정 못받아 슬퍼요"
"프랑스선 팬들이 사인 요청하는데 한국선 내 영화 인정 못받아 슬퍼요"
“10대만 성장통이 있는 게 아니라 인생 전반에 성장통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내 생각을 남에게 100% 동의받으려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이번 영화 ‘피에타’에 담긴 ‘자비를 베푸소서’란 의미에는 저 자신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습니다.”
세계 3대 영화제 수상경력을 가진 김기덕 감독(52·사진)이 4년 만에 영화 ‘피에타’를 들고 돌아왔다. 제자 장훈 감독과의 불화, 여배우 이나영을 죽음에 이르게 할뻔한 사고 등의 고통 속에 은둔생활을 해온 그는 영화감독 복귀의 변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자신의 18번째 영화 ‘피에타’ 제작보고회에서다.
“인생 전반에 걸쳐 성장통이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젠 그런 관계들이 잘 풀리길 바라고 있어요. ‘피에타’의 주제도 그런 것입니다. 돈과 명예 등을 둘러싼 인간관계에서 균열이 오고 그게 크게는 전쟁으로, 작게는 갈등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그 모든 것에 대해 자비를 베풀라는 의미라고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의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상을 일컫는다. 영화에서는 채무자들에게 잔인하게 돈을 뜯어내며 사는 남자(이정진 분)에게 남자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가 나타나면서 겪는 혼란과 비밀을 그렸다.
“돈 때문에 거미줄처럼 얽힌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죄악은 우리 모두 공범이 아닌가 하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종교적인 구원의 문제를 다루면서 섹스가 들어가는 이유는 섹스도 일종의 기도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
김 감독은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유일한 한국 감독. 해외에서는 한국 감독 중 가장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관객층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외국에서는 내 영화가 예술영화가 아니라 상업영화로 개봉되고 프랑스 시내만 나가도 하루에 몇 명이 사인을 받아갑니다.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이탈리아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을 받기도 했는데, 한국은 왜 이해를 못할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영화를 집에서 불법 다운로드 받아 보는 관객은 50만명 이상 될겁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세계 3대 영화제 수상경력을 가진 김기덕 감독(52·사진)이 4년 만에 영화 ‘피에타’를 들고 돌아왔다. 제자 장훈 감독과의 불화, 여배우 이나영을 죽음에 이르게 할뻔한 사고 등의 고통 속에 은둔생활을 해온 그는 영화감독 복귀의 변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19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자신의 18번째 영화 ‘피에타’ 제작보고회에서다.
“인생 전반에 걸쳐 성장통이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젠 그런 관계들이 잘 풀리길 바라고 있어요. ‘피에타’의 주제도 그런 것입니다. 돈과 명예 등을 둘러싼 인간관계에서 균열이 오고 그게 크게는 전쟁으로, 작게는 갈등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그 모든 것에 대해 자비를 베풀라는 의미라고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의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상을 일컫는다. 영화에서는 채무자들에게 잔인하게 돈을 뜯어내며 사는 남자(이정진 분)에게 남자의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가 나타나면서 겪는 혼란과 비밀을 그렸다.
“돈 때문에 거미줄처럼 얽힌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죄악은 우리 모두 공범이 아닌가 하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종교적인 구원의 문제를 다루면서 섹스가 들어가는 이유는 섹스도 일종의 기도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
김 감독은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유일한 한국 감독. 해외에서는 한국 감독 중 가장 유명하지만 국내에서는 관객층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외국에서는 내 영화가 예술영화가 아니라 상업영화로 개봉되고 프랑스 시내만 나가도 하루에 몇 명이 사인을 받아갑니다.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이탈리아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을 받기도 했는데, 한국은 왜 이해를 못할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영화를 집에서 불법 다운로드 받아 보는 관객은 50만명 이상 될겁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