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부 관료주의 빠지면 기업 발목잡아"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은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포럼에 참석, “나도 경영인이자 기업인”이라며 “서울시가 기업들이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포럼 강연자로 나서 “정부와 기업, 비영리단체의 역할이 점차 수렴되고 있다”며 “정부가 기업가정신 없이 관료주의에 빠져 있으면 늘 기업의 발목만 잡게 된다”고 지적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희범 경총 회장이 인사말에서 “경영자의 입장에서 (박 시장에 대해) 우려스러운 점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박 시장은 서울을 비즈니스 프렌들리 도시로 만들기 위해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마곡산업단지의 경우 계속 밀고나갈 계획으로, 지금 가격대도 괜찮은 편”이라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이곳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시장은 조지아대 관계자 면담 일화를 사례로 들며 경총 관계자들에게 출장 동행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조지아대에서 면담왔는데 시장과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왔다”며 “내가 해외에 갈 때도 (경총) 회장이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향후 성장산업으로 ‘관광’과 ‘엔터테인먼트’를 육성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 시장은 “맥킨지컨설팅에 의뢰한 결과 이 두 산업이 향후 서울의 유망 산업이라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며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이 같은 지식창조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시장은 앞으로 정치적 행보보다는 시정에 치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이 되면 다들 ‘다음 단계’를 꿈꾸느라 시정에 몰두하지 않고 뭔가 자꾸 큰 걸 하려고 해서 문제가 쌓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뭔가 보여주려 하지 않겠다. 사실 뭔가 하려고 해도 채무 상황 때문에 할 수가 없다”며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시장으로 기억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