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9일 오전 11시32분 보도
일본계 은행들이 원화 공모회사채 투자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일부 우량기업 발행물의 경우 물량을 싹쓸이하며 금리 결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9일 “일본계 은행들이 최근 롯데제과 회사채 수요 입찰 때 국내 기관이 참여하기 힘들 정도로 낮은 금리에 들어와 상당금액을 인수해 갔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6일 1000억원의 회사채를 연 3.47% 금리로 발행했다. 희망한 발행금리는 3.52%(희망공모금리 상단)였는데 이보다도 낮게 자금을 조달했다.
일본계 은행들은 롯데제과처럼 일본에서도 비교적 친숙하고 재무상태가 우량한 회사채 매수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 서울지점의 경우 최근 사업연도 말(2011년 3월) 원화 회사채 투자잔액이 2조8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186% 늘어난 수준이다.
일본 2위 은행 미즈호코퍼레이트 역시 같은 기간 통안증권을 포함한 원화 매도가능자산 규모가 2조5259억원으로 362% 급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일본 은행 서울지점들은 현대백화점 롯데호텔 신세계 등 업황이 비교적 안전하거나 포스코 인천항공항공사 KT 등 초우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일본계 증권사 국내지점 관계자는 “한국 회사채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상당히 우량하고,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일본 투자자들 입맛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