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이 스포츠 분야에 지원한 금액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예산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0대 그룹의 작년 스포츠 부문 지출규모를 조사한 결과 427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문체부의 체육예산인 8403억원의 50.8%이다.

10대 그룹은 비인기종목 선수단 운영과 협회에 471억원과 140억원을 각각 지원하고 주요 국제대회 유치와 개최에 714억원을 후원했다.

대한체육회 가맹종목 58개 가운데 10대 그룹 오너 일가가 육상, 빙상, 양궁, 체조 등 10개 종목협회의 회장직을 맡았다. 빙상의 경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소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1997년부터 빙상연맹 회장사를 맡았다.

양궁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1985년부터 회장직을 맡아 지원을 시작한 이래 정의선 부회장이 뒤를 이어 27년째 양궁선진화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에서 지금까지 200억원 이상의 재정을 지원한 것 뿐만 아니라, 훈련법 개발, 심리요법, 장비개발 등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결과 1984년부터 2008년까지 7번의 올림픽을 거치며 양궁에서만 금메달 16개를 획득했다.

핸드볼은 최태원 SK 회장이 2008년 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2011년 434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국내 최초 핸드볼전용경기장을 설립했다. 올해 1월에는 해체위기에 놓인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을 인수해 실업팀을 창단했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10대 그룹이 협회장으로 활동 중인 체육단체에 찬조한 금액은 140억원으로 집계됐다. 협회 총 수입액 489억원의 약 30%에 해당되는 규모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바둑 등 6대 프로스포츠 종목에서는 10대 그룹이 27개의 프로팀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2951억원을 지출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