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사장 홍준기)는 LG전자의 에어컨 신제품 ‘매직윈도우(모델명 DLPW, DMPW)’(일명 손연재 스페셜)가 자사 초슬림 공기청정기 ‘케어스 AP-1008’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지난주 LG전자 측에 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웅진이 2008년 말 선보인 ‘케어스 AP-1008’은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라는 디자인 컨셉트를 기반으로 제품 상단에 구멍을 뚫어 놓은 제품.
이 제품은 출시 후 독일 ‘레드닷어워드’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며 20만대나 팔려나갔다. 웅진코웨이 측은 “LG전자의 디자인 베끼기는 대기업의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상실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LG전자가 지난 3월 내놓은 ‘손연재 스페셜’은 제품 상단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게 ‘케어스 AP-1008’을 빼닮았다는 게 웅진 측 지적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상단에 원형으로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을 빼고는 어떤 유사점도 없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제품 중간의 원형 구멍은 이미 날개 없는 선풍기 등에서 구현된 바 있는 보편적인 컨셉트이고, 기능도 바람이 나오는 구멍이어서 그냥 구멍만 뚫어 놓은 웅진제품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지난 3월 ‘대한인간공학회’로부터 ‘인간공학 디자인 특별상’을 받는 등 대외적으로도 디자인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측은 “웅진의 이의제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 LG전자의 케이블방송 정수기 광고 내용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었다. LG전자가 자사 ‘헬스케어 정수기’를 광고하면서 ‘플라스틱 수조로 받은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씻는 물’이라는 문구를 내보내 웅진 정수기 제품을 공격하자 웅진 측은 광고를 내리라고 강력하게 항의했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