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위축에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비중이 큰 증권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향후 증권주 향배는 대외변수 안정 뿐 아니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1.26%의 수익률을 기록, 코스피지수(1.27%) 대비 초라한 성적을 냈다. 올해 들어서도 0.77% 하락해 시장 평균(2.26%)에 못 미쳤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불안한 증시 뿐 아니라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8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산업의 성장성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 구도 재편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신규 수익원 기대감 저하 등으로 증권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8대 국회에서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증권주는 시장방향성을 잃었다"며 "증시를 제외하고 기대할 게 없는 현실에 투자가들이 증권산업을 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지난해 대우 삼성 우리투자 한국투자 현대 등 5개 증권사가 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받기 위해 작년 4분기 일제히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개정안 통과가 무산돼 산업 전반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이 자본 확충을 요구하며 제시한 증권업 발전 방안의 방향성은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 의지도 강하다"면서도 "법 개정이 묘연하고 수익 가치로 현실화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증권업의 ROE이 하락하고 있고, 재차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이 반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유진투자증권이 평가한 증권주 PBR은 역사상 최저점인 0.7배 미만 수준으로 자산가치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 연구원은 "그렇다고 증권주를 저렴하다는 데 초점을 맞춰 매수하기엔 PER이 15.0배 이상으로 비싸고, ROE도 고질적으로 낮아져 5%대 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저평가 메리트 부각에 따른 반등 이후 추가적인 증권주의 추이는 19대 국회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연구원은 "중장기 관점에서 증권업종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자금 이동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한 구조변화 기대 때문"이라며 "19대 국회 개원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다시 추진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에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