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풍선효과'…非은행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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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조 이상 늘어 총 185조…사상 최대
1분기 주춤하던 가계부채 다시 '눈덩이'
1분기 주춤하던 가계부채 다시 '눈덩이'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 가계부채가 185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감독당국이 은행권 대출을 조이면서 비은행권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4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185조1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전달까지 183조원대에서 횡보해오다 4월 들어 185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전체로는 1조4000억원 늘어났다. 금융당국이 지난 1분기부터 단계적으로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예대율과 가계대출 심사 등을 규제하고 있지만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 유형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이 84조3000억원, 나머지 기타 대출이 100조8000억원에 달했다. 주택대출과 기타 대출은 각각 전달보다 4000억원, 8000억원 증가했다. 금융회사별로는 지역농협 등 상호금융이 증가분의 대부분(9000억원)을 차지했다.
조용승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상호금융 대출은 4~5월에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계절적 특성을 보인다”며 “농번기 가계소액자금 대출 등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4월 은행권 가계대출도 454조5000억원으로 1조3000억원 불어났다. 주택 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전달 큰 폭으로 감소했던 마이너스 대출 등 기타 대출이 다시 늘어난 탓이다.
이에 따라 전체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도 사상 최고치에 육박했다. 4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639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작년 12월(639조6056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4월 중 증가폭은 올 들어 월간 최대인 2조5000억원이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대출은 사상 최고인 394조7000억원, 기타 대출은 244조9000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1분기 소강 상태를 보이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나타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분기 가계부채 감소가 추세 전환의 출발이 아니라 일시적 현상이었다는 데 대다수 금융전문가들의 분석이 일치한다”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4월 은행 신규 대출금리는 연 5.71%였던 반면 상호저축은행은 연 15.56%, 상호금융은 연 6.23%에 달했다. 비은행권 대출자의 경우 저소득이나 상대적 취약 계층이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대출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